기후 변화와 에너지 전환: 국제 사회의 새로운 시험대

기후 변화와 에너지 전환: 국제 사회의 새로운 시험대

기후 변화는 더 이상 환경 단체만의 이슈가 아닙니다. 전 세계 정부와 기업, 시민 사회가 직면한 실질적이고도 심각한 위협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특히 202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이 경제 정책, 외교 전략, 에너지 안보 문제와 직결되고 있으며, 이는 곧 국제 정세를 뒤흔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유럽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급격히 줄이게 되면서, 재생에너지 투자와 원자력 확대가 빠르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독일은 원자력 발전소를 단계적으로 폐쇄하면서도 태양광과 풍력의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선택했고, 프랑스는 오히려 원자력의 재부상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선택은 각국의 에너지 안보 전략에 따라 극명하게 달라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세계 탄소 배출의 1, 2위를 다투는 국가로서, 협력이 필요한 동시에 경쟁 관계이기도 합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친환경 산업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급하며 전기차, 태양광, 수소 산업을 육성하고 있고,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및 희토류 공급망의 핵심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한편, 개발도상국들의 입장은 다소 복잡합니다. 기후 위기에 대한 책임은 선진국에 있지만, 그 피해는 오히려 기후에 취약한 국가들이 더 많이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탄소배출 감축뿐 아니라 ‘기후 정의’에 대한 목소리가 국제 사회에서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COP 회의에서 논의되는 손실과 피해 기금(Loss and Damage Fund)은 이런 흐름의 상징적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 협력과 신뢰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 거대한 전환 과정에서 국제 사회가 얼마나 조화를 이루느냐에 따라, 인류의 미래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습니다.